출간을 예정한 책 원고와 함께 행사 차림상 의뢰를 받았습니다. 열어 본 원고 파일은 그리움과 애틋함이 가득한 그림책이었고, 한 친구를 그리는 여러 친구들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내밀한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에 가까웠고, 개인사에 관련한 일은 진행하지 않는다는 홈그라운드의 행사 진행 원칙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의 일이라고 하기에는 국가와 사회가 고민해야하는 사안에 깊이 연관되어 있었기에 진행을 결정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정당한 조사와 처벌이 없었고, 그저 잊힘에 급급한, 정치적 처세와 회피로 보이기에 충분한, 부실한 처우에 유족들은 여전히 온당한 맺음의 과정을 거치지 못하여서 애도의 시기 역시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청년의 부모는 책임감을 가진 어른으로서, 딸의 친구들에게 남은 상흔도 감싸고 위로하고자 출간회이자, 가버린 청년의 가까운 생일잔치이자, 추모회를 준비했습니다.감정의 홍수 안에 덤덤히 적힌 ‘보고 싶지만 괜찮아’라는 구문이 여러 가지를 품고 있어서 좋은 제목이라 생각했는데, 실은 엄마의 꿈에 죽은 딸이 나타나 한 말이라고 합니다. 엄마가 “가족들과 친구들, 보고 싶지 않아?”라고 묻자 딸이 한참을 생각하다 “보고 싶지만 괜찮아.”라고 합니다.자리에 모인 홍안의 친구들은 자신만이 아는 신애진 양에 대해 웃고 가끔 훌쩍이며 이야기하고 추억합니다. 저희는 친구들과 애진양이 좋아할 만한 밝은 상을 차렸는데, 한입도 못 드시던 가족분들이 친구들의 각별한 이야기에 조금이나마 웃으며, 한술씩 한 모금씩 드실 수 있었습니다.그날 이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삶을 놓지 않고, 다른 의미로 전환해 나아가려 한 유가족분들과 어려운 사안을 놓고, 좋은 기획과 명석한 진행을 통해 온몸으로 위로와 책임을 다한 노사이드 스튜디오에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좋은 어른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저희도 노력해야겠습니다.또, 이날을 위해 준비한 아름다운 케이크는 스윗스튜디오 달디에서 만들었습니다. 조은이 대표는 케이크에 ‘보고 싶지만 괜찮아’ 문구가 잘 써지지 않아 몇 번을 지웠다 썼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부디 조속한 특별법 제정과 함께 재난 참사에 대한 올바른 방향이 수립되어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합니다.#보고싶지만괜찮아#실은하나도안괜찮아We had the honor of arranging a table setting for the book launch event hosted by the bereaved families of the Itaewon Tragedy victi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