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동회에 대해서동서양을 불문하고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 안에서는 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빌고 해와 땅과 물에 무사하길 기도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공동의 의례가 존재해왔다. 이 의례들은 공동체의 구성원이 모두 모여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 추는, 함께 모여 노는 자리를 기본으로 한다. 이 일 년의 하루 혹은 며칠의 시간은 공동체에 경제적, 정치적, 미학적, 운동적, 수행적인 기능과 역할을 한다. ‘공동체 상실’, ‘각개전투’, ‘혼밥혼술’의 시 대에 어떻게 다시 원시적이고 신체적으로 ‘함께’ 모이는 장소와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어떻게 공통의 기억을 만들 것인가? 몸동회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는 제안이자 방법이다.‘몸동회’는 사람들이 모여 반나절 동안 한시적인 사회를 만들어 ‘공동의 시간과 장소를 경험’하는 일이다. 또한 몸동회를 통해 신체가 사람에 따라 다양한 조건 속에 존재한다는 것(장애-비장애, 나이, 성별, 젠더 등)을 알아가고, 노동에서 분리한 신체를 놀이의 장소로 초대해 개인적 신체와 사회적 신체들이 서로 부딪히는 체험을 만들고자 한다.몸동회는 작동원리인 ‘정신’, 신체적 만남과 놀이의 장소로서의 ‘몸’, 장치와 도구로서의 ‘미(美)’, 모이는 방식으로서의 ‘식(食)’, 개념적이며 실제적인 의미로서의 ‘의례’로 구성된다. 이중 ‘정신’은 몸동회의 기본 가치로, ‘고도한 것은 보다 고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는 즐거운 방향으로’, ‘세련은 적!’, ‘소외 없는 평평함으로’를 내세우고 있다. (이 중 몇 개의 문장은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치료탑〉에서 빌려왔으며 소설에 나온 일부 문장은 몸동회를 떠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상의 신체는 노동을 하거나, 먹고 자거나 간혹 운동을 할 때에도 건강해지기 위해서, 살을 빼기 위해서 한다. 그렇게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몸들로 단련이 되어 있다. 노동하는 몸, 성취해내는 몸이 아닌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몸으로 ‘놀이’의 감각을 깨우고 놀이의 장소와 시간을 돈으로 교환하는 대신 보다 원시적인 재료와 도구로 놀아보는 것, 이것들이 어떻게 ‘함께’ 가능한지를 탐구하는 것이 이번 리서치의 주요 내용이다. 몸동회 팀의 리서치는 ‘신체성’, ‘공간’, ‘놀이’, ‘도구’ 등을 주요 키워드로 삼고 있으며 리서치는 크게 세 가지, ➀ 관련 사회적 담론들을 펼쳐 놓고, ➁ 예술 프로젝트로 어떻게 확장되며, ➂몸동회를 통해 어떻게 구체화하고 구현할지 나누어 진행했다.‘사회적 담론에 대한 리서치’는 단순히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상호의존’, ‘잠재성’에 대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최태윤 작가의 〈불확실한 학교〉에 대한 공개 강연을 가졌고, 신체성이 어떻게 젠더적 관점에서 해석되는가에 대해서는 스케이트 보더, 페미니스트 교사, 여성 예술가로서의 경험을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했다. 강연과 토크 프로그램은 다양한 신체적 조건들이 어떻게 ‘평평하게’ 만날 것인가를 고민하며 몸동회가 어떻게 조직되고 물리적 제반 조건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또한 함께 하 는 놀이로서 정서적이며 사회적인 영향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자리였다. ‘놀이’와 ‘도구’를 결합시킨 예술 프로젝트로는 아티스트와 안무가를 만났다. 인도, 암스테르담 등에서 특정 지역의 커뮤니티와 만나 도구와 놀이 등을 예술 프로젝트로 풀어낸 아티스트 호르헤 마이네스 루비오와의 인터뷰, 그리고 안무가이자 무용가인 공영선의 몸동회 준비 체조가 그것이다. 공영선은 ‘준비체조 역시 개개인의 신체적 조건에 따라 비슷하지만 다른 동작으로 구현된다. 모두가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동작을 상상하며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한다.‘몸동회 참고자료’ 편에서는 함께 나눠 먹는 의례이자 퍼포먼스로서 식, 의례, 미술의 영역에서 참고할 만한 리서치의 내용을 소개했다. 다음으로 ‘몸동회 상상도’는 작가 전지가 상상하는 몸동회에 대한 그림으로 ‘평평함’, ‘함께’의 방법들, ‘다양한 신체’를 작가 특유의 색으로 표현했다. 마지막으로는 ‘몸동회 클럽’을 통해 몸동회가 지향하는 ‘원시성’, ‘관계성’ 등을 고려하여 소규모의 형태로 진행한 클럽에 대한 리뷰를 통해 몸동회의 방향성 및 확산과 적용 가능한 지점을 말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세요.http://architecture-newspaper.com/bk-ap-08/